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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 리뷰 (박새로이의 신념, 조이서의 성장, 드라마의 메시지)

by tigermorning 2026. 6. 18.

'이태원 클라쓰' 포스터

 

 

박새로이는 전학 첫날 싸움을 말리다 퇴학을 당하고, 아버지는 같은 날 직장을 잃습니다. 저는 이 장면을 보면서 솔직히 드라마가 너무 작위적인 거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런데 점점 그 불합리함이 현실처럼 느껴지면서 이 드라마가 단순한 복수극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박새로이: 신념

'이태원 클라쓰'를 처음 봤을 때 흔한 창업 성공 드라마라고 예상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초반부터 이 드라마의 핵심이 복수나 성공이 아니라 캐릭터의 내면에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신념이란, 단순한 고집이 아니라 스스로 설정한 삶의 기준을 상황이 불리하더라도 지속적으로 지켜내는 태도를 의미합니다. 박새로이라는 캐릭터는 그 신념을 단 한 번도 타협하지 않습니다. 퇴학을 당할 상황에서도, 징역 3년을 받는 상황에서도, 장가 회장이 직접 찾아와 압박을 넣어도 그는 굽히지 않습니다.

 

제 경험상 이런 캐릭터는 실제로 보기 드뭅니다. 대부분의 드라마는 주인공이 위기 앞에서 한 번쯤 흔들리거나 타협하는 장면을 넣어 인간적인 면을 보이려 합니다. 박새로이는 그걸 하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그 단호함이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야기가 쌓일수록 그 답답함이 오히려 응원으로 바뀌는 경험을 했습니다.

 

박서준이 이 역할을 소화하는 방식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대사보다 눈빛이 먼저 말하는 장면이 많았는데, 제가 본 웹툰 원작 드라마 중에서 이 정도의 싱크로율은 처음이었습니다.

 

조이서: 성장

조이서라는 캐릭터는 처음에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처음 그 인물을 봤을 때도 "이렇게까지 거칠게 설정할 필요가 있나"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여기서 캐릭터 설계란, 단순히 성격을 부여하는 것을 넘어 그 인물이 왜 그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는지를 서사 안에서 납득시키는 작업을 의미합니다. '이태원 클라쓰'는 조이서가 IQ 160의 천재이면서도 소시오패스적 성향을 가진 이유를 그냥 타고난 특성으로 처리하지 않습니다. 그 차갑고 계산적인 태도가 어디서 왔는지를 천천히 보여줍니다. 그리고 박새로이를 만난 뒤부터 변화가 시작됩니다.

 

제가 이 드라마에서 조이서의 성장 과정이 가장 인상 깊었던 이유는, 변화가 외부 충격에 의한 수동적인 것이 아니라 그녀가 스스로 감정을 인식하고 당황해하는 과정이 담겨 있었기 때문입니다. 기존 드라마에서 여성 주인공이 주인공 남성 곁에서 변화하는 방식과는 결이 달랐습니다.

 

김다미라는 배우가 이 역할을 맡았다는 것도 이 드라마의 강점이라고 봅니다. 거침없는 말투와 날카로운 눈빛이 캐릭터의 외형을 완성시켰고, 내면의 균열이 생기는 장면에서는 그 표정이 다르게 읽혔습니다. 제 경험상 이 정도의 캐릭터 완성도는 배우와 작품이 맞아떨어졌을 때만 나오는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성장 서사가 설득력을 가지려면 변화의 이유와 과정이 납득 가능해야 합니다. 조이서는 그 조건을 충족한 드문 캐릭터였습니다.

 

드라마의 메시지

'이태원 클라쓰'가 청년 세대에게 유독 강하게 공명한 이유는 단지 통쾌한 복수극이어서가 아닙니다. 이 작품은 학벌, 재력, 인맥으로 굴러가는 성공 공식에 정면으로 물음을 던집니다. 그리고 그 물음을 무겁게 설교하지 않고 드라마의 흐름 안에 자연스럽게 녹여냅니다.

 

우선, 현실에 있을 법한 캐릭터를 사실감 있게 재현합니다. 제가 이 드라마에서 장대희를 보면서 현실에서 실제로 마주쳤던 어떤 태도들이 떠올랐습니다. 그 불편한 감각이 오히려 드라마에 깊이를 더했습니다. 또한, 이태원이라는 공간 선택도 단순한 배경이 아닙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공존하는 그 공간이 드라마가 말하려는 주제와 정확히 맞물립니다. 이 드라마는 공간적 배경까지도 주제를 품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물론 이 드라마가 완벽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후반부로 갈수록 전개가 다소 성긴 부분이 있고, 일부 인물의 동기는 충분히 설명되지 않는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출발선이 불공평하더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면 자신의 자리를 만들 수 있다"는 메시지를 이 정도의 완성도로 담아낸 드라마는 많지 않습니다.

 

'이태원 클라쓰'는 아직 보지 않으셨다면 지금 봐도 늦지 않은 작품입니다. 특히 웹툰 원작에 먼저 익숙한 분이라면 드라마 버전에서 원작 이상으로 살아난 명대사들을 직접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P0ikE6tFb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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