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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를 보는 요즘 방식: 무료 OTT "Tubi" (광고 보면 공짜, 롱테일 전략, 선택의 피로를 덜어주는 UX)

by tigermorning 2026. 5. 27.

Tubi 미국 무료 OTT 로고

 

 

무료 OTT는 그냥 싸구려 콘텐츠만 있는 거 아닐까요? 저도 처음 Tubi 이야기를 들었을 때 딱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Tubi, 이름도 생소합니다. 그래서 구글에서 검색해 보았습니다. 로고를 보니, 미국에 사는 동생 집을 방문했을 때, TV 화면에서 본 적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미국에서 월간 사용자가 디즈니플러스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규모의 서비스라고 하네요. 오늘은 미국과 캐나다 지역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Tubi에 대해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광고 보면 공짜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애플 TV, 쿠팡플레이, 티빙, 웨이브 등등 매달 고정으로 빠져나가는 OTT 구독료가 점점 부담스러워집니다. 제가 실제로 매달 소비하는 콘텐츠는 그렇게 많지 않은데 구독료만 이렇게 내는 것이 아깝습니다. 구독을 해지하고 나면 꼭 그 플랫폼에서 보고 싶은 콘텐츠가 나옵니다. 매달 구독료를 꼬박꼬박 내고 있는 OTT에서는 뭘 봐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런 딜레마를 해결할 수 없을까요?

 

Tubi는 로그인이나 구독 요금제 없이 광고만 보면 무료로 콘텐츠를 볼 수 있는 플랫폼입니다. 아쉽게도 이 서비스는 현재 미국과 캐나다에서만 이용이 가능한데요, 미국에서 2025년 기준 월간 활성 사용자(MAU)가 1억 명을 넘어, 유료 구독 기반의 디즈니플러스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서비스라고 합니다. 광고를 봐야 하기는 하지만 내가 보고 싶은 콘텐츠를 가입이나 구독 없이 무료로 볼 수 있다고 하면, 중간중간 나오는 광고들을 좀 더 너그럽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상파 TV로 프로그램을 볼 때도 광고가 나오니까요.

 

롱테일 전략

Tubi은 거대 기업들과의 정면 승부로는 승산이 없다는 판단 하에 롱테일 콘텐츠(Long Tail Contents) 전략을 택했다고 합니다. 여기서 롱테일 콘텐츠란, 소수의 초대형 히트작 대신 시의성을 타지 않는 수많은 중소 콘텐츠들이 쌓여 전체적으로 더 큰 가치를 만들어낸다는 개념입니다. 창업 초기 Tubi는 거대 OTT가 집중하지 않는 고전 영화, 저예산 영화, 예전 TV 시리즈, 다큐멘터리 등을 수급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반응이 미미했지만 그래도 계속해서 콘텐츠를 쌓아나갔습니다. 그 결과, "거대 OTT에서는 찾을 수 없는 예전 작품을 볼 수 있는 곳"이라면서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추억을 찾는 시청자들을 타깃으로 하여 조금씩 성장한 Tubi는 2022년에는 CJ ENM과 계약을 맺고 응답하라 1997(Reply 1997), 살인의 추억(Memories of Murder) 같은 한국 콘텐츠까지 확보하게 됩니다. 한국에서는 서비스 이용이 제한되기 때문에 직접 사이트에서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제가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니 '꽃보다 남자(Boys Over Flowers)', '응답하라' 시리즈(Reply Series), 본 대로 말하라(Tell Me What You Saw) 등 한국 드라마와 뿅뿅 지구오락실(Earth Arcade), 환승연애(EXchange) 등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콘텐츠들이 꽤 많이 들어가 있는 것 같았습니다.

 

Tubi는 현재 약 5만 편의 영화와 방송을 보유하고 있는데, 물론 신작 블록버스터는 적지만, 꾸준히 소비되는 롱테일 콘텐츠가 탄탄하게 깔려 있다는 점이 강점입니다. "요즘 새로 나오는 것들도 많은데 옛날 걸 누가 보냐"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유튜브에서 옛날 TV 프로그램이나 고전 영화만 찾아보는 채널들이 얼마나 많은지 생각해 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사람들이 '예전에 그 드라마 뭐였더라' 하고 찾아보는 그 콘텐츠들이 바로 여기 있습니다.

 

선택의 피로를 덜어주는 UX

콘텐츠 수가 많아지면 새로운 문제가 생깁니다. 바로 선택 장애입니다. 저도 OTT를 켜고 뭘 볼지 고르다 결국 아무것도 안 보고 유튜브 쇼츠만 보다 잠든 날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Tubi는 이 문제를 정확히 파악했습니다.

 

틱톡과 릴스에서 사람들이 콘텐츠를 고르는 데 고민하지 않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스크롤만 내리면 알고리즘이 알아서 다음 영상을 올려주기 때문입니다. 선택이라는 행위 자체를 없앤 것입니다. 2024년 11월, Tubi는 이 구조를 본떠 신스(Scenes) 기능을 출시했습니다. Tubi가 보유한 영화와 방송의 명장면을 짧은 영상으로 편집해 틱톡처럼 스크롤하며 볼 수 있는 탐색 기능입니다. 제 유튜브 쇼츠(shorts)에도 영화 소개가 종종 뜨는데요, 그런 쇼츠에는 영화 이름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이 영화 제목이 뭔가요?"라는 댓글이 많이 달립니다. 저도 그때마다 '링크 하나만 달아줘도 바로 볼 텐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Tubi에서는 그럴 일이 없습니다. 신스에서 마음에 드는 것을 발견하면 탭 한 번으로 본편을 바로 재생할 수 있으니까요.

 

드라마를 보는 요즘 방식

모든 사람들이 최신작이나 거대한 오리지널 시리즈만 원하는 것이 아닙니다. 부담 없이 들어가서 익숙한 콘텐츠를 가볍게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무엇을 볼지 오래 고민하지 않아도 되고, 단 하나의 작품을 보기 위해 매달 구독료를 결제하지 않아도 되는 환경을 바라는 사람들은 훨씬 많고요. OTT 시장이 거대해질수록, Tubi처럼 사용자의 피로와 부담을 덜어주는 플랫폼이 더 매력적으로 느껴집니다. 이번에 Tubi를 살펴보다 보니, Tubi 이외에도 이와 비슷한 방향을 지향하는 서비스들이 꽤 많이 눈에 띄었습니다. 콘텐츠 시장이 이미 변화하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참고: 1. https://longblack.co/note/1997
2. https://www.marieclaire.com/culture/tv-shows/best-k-dramas-on-tub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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