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저는 이 드라마를 보면서 주인공의 아픔보다 재능을 부러워했습니다. 2022년 전 국민을 사로잡았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변호사의 이야기였지만, 제가 느꼈던 감정은 응원이라기보다 부러움에 더 가까웠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나중에야 그 감정이 이 드라마의 핵심적인 문제를 그대로 드러낸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위로가 필요했던 2022년2022년은 유독 따뜻한 드라마들이 인기를 끈 해였습니다. '우리들의 블루스', '나의 해방일지', 그리고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까지, 자극적인 갈등이나 극단적인 악인 없이 일상의 관계를 중심에 둔 드라마들이 사랑받았습니다. 코로나 시기를 겪으면서 이런 드라마들은 인간적인 연결과 일상의 회복을 갈망하던 사람들의 욕구를 정확하게 충족시켜 주었..
한국 드라마 역사상 단일 시즌 기준 가장 높은 화제성을 기록한 작품 중 하나인 상속자들은 2013년 방영 당시 최고 시청률 25.6%를 돌파했습니다. 처음 이 수치를 접했을 때 저는 솔직히 의심했습니다. '재벌 고등학생 로맨스가 뭐가 그리 대단하다고'라는 생각이었거든요. 재벌 남주에 신데렐라 여주, 신분 초월 로맨스. 그 공식이 상당히 낡고 진부해 보였습니다. 그런데 저희 어머니가 완전히 빠져드시는 걸 보고, 저도 이 드라마를 한번 보기는 해야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직접 보고 나서야 그 숫자가 납득이 됐습니다. 계급 서사상속자들을 단순히 신분을 초월한 사랑 이야기로 읽으면 절반밖에 보지 못한 겁니다. 이 드라마의 핵심 구조는 계급 재생산에 있습니다. 김탄은 재벌가의 혼외자로 태어났고, 차은상은 가..
이제는 지구 반대편에 살게 된 오랜 친구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드라마를 보다가 제 생각이 났다고, 그 시절이 너무 그리워졌다고. 저는 그 메시지를 받고 한동안 일부러 그 드라마를 보지 않았습니다. 돌아갈 수 없는 시절을 떠올릴 때 밀려오는 그 아련한 감각이 싫었으니까요. 선망과 질투, 닮았지만 다른 두 감정드라마를 봤습니다. 그리고 화면이 꺼진 뒤에도 한동안 멍하게 앉아 있었습니다. 보통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어떤 기분이 든다"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어떤 기분"이 아니었습니다. 실제로 살짝 가슴이 아픈 것 같은 어떤 "감각"이었습니다. 여행지에서 아주 낯설고도 아름다운 풍경을 봤을 때 드는 느낌, 오래전에 가장 친했던 사람을 생각할 때 드는 그 복잡한 느낌. 그리운데 연락하기 어렵고, 보고 ..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라는 제목이 공개되는 순간, 가슴이 쿵 내려앉았습니다. 마치 저를 오랫동안 지켜보던 누군가가 나에게 어떤 큰 감동과 깨달음을 주기 위해 이 드라마를 내놓은 것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더군다나 구교환 배우님과 오정세 배우님, 강말금 배우님의 조합이라니, 제 인생 드라마가 될 것이 분명해 보였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드라마는 제목만큼 특별하게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심지어 1화는 너무 식상했습니다. 그런데도 어쩌다 보니 결국 끝까지 보고 있습니다. 이 드라마의 매력이 뭘까, 이 글을 쓰면서 정리해 보려 합니다. 황동만이라는 캐릭터, 그리고 불안황동만(구교환)을 처음 봤을 때, 저는 많이 불편했습니다. 저와 너무 닮아서요. 혹시 정신을 차려보면 나 혼자 떠들고 있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