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날 아침, 책상부터 정리해본 적 있으신가요? 저는 시험 전날이면 꼭 그랬습니다. 펜을 가지런히 놓고 모니터를 닦고 나서야 공부를 시작했는데, 정작 책상이 깨끗해진다고 불안이 사라지는 건 아니었습니다. 애플TV+ 신작 《럭키(Lucky)》를 보면서 그 기억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과거를 지우고 새 출발을 꿈꾸던 천재 사기꾼이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잃고 쫓기는 이야기인데, 이상하게도 범죄 스릴러보다 '자기 자신에게서 도망치려는 사람'의 이야기로 읽혔습니다.도주극의 시작 — 하루아침에 쫓기는 신세가 된다면?여러분은 계획이 한 번에 무너지는 순간을 경험해 보신 적 있으신가요? 《럭키》의 주인공 럭키는 바로 그런 상황에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럭키와 남편 캐리는 거대한 사기를 성공시킨 뒤 미국을 떠날 준비까지..
솔직히 저는 이 드라마를 처음 봤을 때 그냥 도둑질 이야기인 줄만 알았습니다. 성공했다가 한순간에 모든 걸 잃은 펀드 매니저가 이웃집을 털기 시작하는 이야기. 그런데 보다 보니 자꾸 딴생각이 났습니다. 남의 집 창문 불빛을 보며 저 집은 행복할까 상상하던 제 오래된 버릇이 떠올랐거든요. 애플TV 오리지널 드라마 《프렌즈&네이버스》는 범죄물의 형식을 빌려 비교와 욕망이라는 훨씬 불편한 주제를 건드립니다.빈집 털이로 시작된 몰락: 쿠퍼의 이야기주인공 쿠퍼는 대형 금융사의 펀드 매니저(Fund Manager)였습니다. 여기서 펀드 매니저란 고객의 자산을 위탁받아 주식·채권 등에 투자하고 수익을 관리하는 전문직으로, 쉽게 말해 다른 사람의 돈을 굴려 성과를 내는 사람입니다. 그는 그 자리에서 잘나가던 중년 남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