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한다는 말 한마디를 못 해서 몇 년을 돌아가는 이야기. 중국 청춘 캠퍼스 드라마 《상류》는 바로 그런 서툰 감정들을 따라갑니다. 전학생 하소귤과 천방지축 육식의가 엇갈리고 또 엇갈리는 과정을 보면서, 저도 모르게 오래전 연락이 끊긴 친구 이름을 휴대전화 연락처에서 찾아보게 됐습니다.청춘 로맨스: 폭죽으로 시작된 인연드라마의 첫 장면부터가 심상치 않습니다. 이사 기념으로 아버지와 폭죽을 터뜨리던 하소귤이 긴장한 나머지 폭죽을 놓쳐버리고, 그게 하필이면 구경하던 소년 육식의의 엉덩이로 날아갑니다. 사실 이런 황당한 첫 만남 설정은 청춘 드라마의 전형적인 클리셰(cliché)라고 보는 분들도 많습니다. 여기서 클리셰란 반복적으로 사용되어 신선함이 떨어진 이야기 공식을 말하는데, 그럼에도 《상류》가 이 장면..
오늘 아침에 아무렇지 않게 일어나서 물 한 잔 마셨나요? 저는 《사사니온난아》를 다 보고 나서, 그 아주 사소한 일이 한동안 눈에 밟혔습니다. 풋풋한 취준생 로맨스로 시작해서 ALS(근위축성 측삭 경화증) 진단으로 무게가 완전히 달라지는 이 드라마는, 형지 평점 사이트 기준 7.6점을 받은 2024년 중국 드라마입니다. 가볍게 틀었다가 꽤 오랫동안 생각을 붙잡혀 버렸습니다.드라마 기본 정보와 구성 — 팩트로 짚어보기《사사니온난아》는 2024년 방영한 중국 드라마로, 남자 주인공 린퉈 역에 린이, 여자 주인공 안즈췌 역에 이란적이 출연했습니다. 영어 제목은 'Angels for Sometimes'인데, 원제의 의미가 대략 '나를 따뜻하게 해 줘서 고마워요'에 가깝다고 보면 두 제목이 서로 맞닿아 있다는 느..
첫인상이 나쁜 사람이 결국 가장 믿을 만한 사람이었던 경험, 한 번쯤 있지 않으신가요? 저는 그런 경험이 꽤 있는 편인데, 2025년 6월 방영을 시작한 중국 드라마 《막리》를 보다가 그 기억이 자꾸 떠올랐습니다. 사전 예약자 수 400만 명을 돌파한 기대작답게, 이 드라마는 화려한 권력 다툼보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뢰가 쌓이는 과정을 가장 정교하게 그려냅니다.첫인상으로 사람을 판단하지 않는 것의 어려움 — 신뢰 형성저는 오랫동안 첫인상을 꽤 신뢰하는 편이었습니다. 말투가 차갑거나 표정이 무뚝뚝하면 '나랑 안 맞겠다'고 빠르게 결론을 내렸죠.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결과는 종종 반대였습니다. 처음에 어렵게 느껴졌던 사람이 가장 오래가는 관계가 되고, 처음부터 스스럼없이 다가왔던 사람과는 오히려 금방 멀어..
중국 드라마(이하 중드)를 좋아한다고 하면 "요즘도 봐요?"라는 말을 듣곤 했는데, 요즘은 오히려 제가 추천을 받는 쪽이 됐습니다. 그 중심에 있는 작품이 바로 《요안(耀眼, Dazzling)》입니다. 이윤예와 관효동이 주연을 맡은 총 30부작 청춘 로맨스로, 국내 OTT 티빙·웨이브·왓챠에서 순차 공개 중입니다. 일반적으로 중드 청춘물은 자극적인 삼각관계 중심이라는 인식이 있는데, 이 작품은 제 경험상 그 공식과는 꽤 다른 결을 갖고 있습니다.줄거리와 등장인물: 팩트로 먼저 확인하기《요안》은 중국 후난위성TV와 망고TV를 통해 최초 공개된 뒤 국내 플랫폼으로 들어온 작품입니다. 원작은 중국의 인기 작가 시구원의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입니다. 시구원은 앞서 현대극 《쌍궤》의 원작자이기도 한데, 쌍궤는 방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