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을 말하는 것이 항상 옳은 일일까요. 저는 드라마 《커튼콜》을 보면서 처음으로 이 질문 앞에서 멈칫했습니다. 거짓말로 꾸며진 연극이지만, 그 어떤 진심보다 따뜻했던 이야기. 거기에 제 할머니의 얼굴이 겹쳐 보였습니다.이산가족의 상처는 시간이 해결해주지 않는다1950년 흥남 부두. 배에 오르느냐 못 오르느냐로 삶과 죽음이 갈리던 그날, 드라마 속 주인공 금순은 남편과 갓난아기를 북에 남긴 채 홀로 남쪽으로 건너옵니다. 이것이 《커튼콜》의 출발점입니다.저는 이 장면을 보면서 멀리서 찾을 필요도 없었습니다. 우리 할머니도 이북에서 내려오신 분이거든요. 어릴 때는 그냥 억척스럽고 부지런한 분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지금 할머니는 치매를 앓고 계십니다. 기억은 많이 흐려지셨는데, 이상하게도 불안감만큼은 여전히 선..
솔직히 저는 재벌 로맨스 드라마를 잘 보지 않는 편입니다. 신데렐라 구도, 반대하는 집안, 눈물의 결말처럼 어느 정도 정해진 공식이 반복되는 장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시크릿 가든'은 그런 선입견과는 달리 보기 시작하는 순간 멈추기 어려운 드라마였습니다. 2010년 방영 당시 최고 시청률 35.2%를 기록하며 국민 드라마 반열에 오른 이유도 단순한 유행 때문만은 아니라고 느꼈습니다. 영혼 체인지 설정시크릿 가든의 핵심 장치는 영혼 체인지입니다. 영혼 체인지란 두 인물이 서로의 육체를 뒤바꾸어 상대방의 삶을 직접 경험하게 되는 판타지 설정으로, 드라마에서는 이를 통해 감정적 공감의 계기로 활용합니다. 솔직히 처음에는 이게 그냥 시청률을 위한 소품처럼 느껴졌습니다. 뭔가 신선하긴 한데, 과연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