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드라마라고 해서 가볍다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1989년 멕시코에서 제작된 텔레노벨라(telenovela), 즉 라틴아메리카 특유의 연속 드라마 형식으로 만들어진 '천사들의 합창'은 인종차별, 빈부격차, 가정불화를 초등학교 2학년 교실에 고스란히 담아냈습니다. 얼마 전 영상통화로 조카가 커다란 장난감 자동차를 신나게 타는 걸 보다가, 문득 그 드라마 속 호르케가 시릴로를 무시하며 고급 어린이용 자동차를 몰던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30년도 더 된 기억인데 아직도 이렇게 선명합니다.멕시코 드라마솔직히 저는 어릴 때 그게 멕시코 드라마인 줄도 몰랐습니다. 그냥 오후 6시가 되면 TV 앞에 앉아 있었고, 구슬픈 오프닝 멜로디가 흘러나오면 자연스럽게 눈이 화면에 고정됐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드라마가..
어제 지방선거가 있었습니다. '정치'라는 단어는 늘 나와는 상관없는 단어처럼 느껴지다가도, 선거철이 되면 현실적으로 다가옵니다. 이런 시기에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드라마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90년대를 대표하는 한국 드라마 중 하나인 ‘모래시계’입니다. '모래시계' 아닌 '퇴근 시계'‘모래시계’가 방영되던 1990년대에는 드라마의 영향력이 지금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작동했습니다. 바로 작품이 소비되던 방식 때문입니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OTT로 보고 싶은 콘텐츠를 언제든 볼 수 있는 환경이 아니라, 제한된 채널, 제한된 콘텐츠를 정해진 시간에 모두가 동시에 시청하던 시대였습니다. '모래시계'의 방영 시간대가 되면 거리에 차들이 거의 없어서 붙은 “퇴근시계”라는 별명 역시 단순한 인기의 표현이 아니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