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이 바뀌면 사람도 바뀔까요? SBS 금토 드라마 《멋진 신세계》는 조선 시대 악녀의 영혼이 현대 여배우 몸에 깃든다는 설정으로 시작합니다. 초반 몰입도만큼은 역대급이라고 부를 만했습니다. 그런데 직접 끝까지 보고 나니, 그 첫인상이 오히려 독이 됐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초반 몰입도몇 년 전, 직장을 그만두고 처음 몇 달을 아무 일 없이 보낸 적이 있습니다. 출근을 안 하니 처음엔 해방감이 있었는데, 한 달쯤 지나자 오히려 "내가 누구지?"라는 감각이 흐릿해지더라고요. '회사원'이라는 역할이 저를 설명해 주고 있었는데, 그게 사라지자 남는 것이 뭔지 잘 모르겠었습니다. 《멋진 신세계》의 신설리 캐릭터를 보면서 그때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몸은 바뀌어도, 그 사람이 가진 욕망과 기질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처음 이 드라마를 접했을 때는 큰 기대가 없었습니다. 알고 있던 정보라고는 배우 박보영이 색다른 변신을 했다는 정도였고, 그조차도 단순한 설정의 흥미 포인트로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끝까지 보고 나니 이 작품은 ‘설정의 기발함’이 아니라 ‘감정의 설득력’으로 기억되는 드라마였습니다. 쌍둥이의 삶을 바꿔 살아본다는 판타지적 장치 안에서 결국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아주 현실적인 감정들이었고, 우리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 채 살아가는 방식이었습니다. 쉬운 삶은 없다혹시 주변 누군가를 보며 "저 사람은 걱정이 없겠다"라고 생각해 본 적 없으신가요?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미지의 서울을 보다 보니 그 생각이 참 얼마나 오만한 것인지를 다시 느끼게 됐습니다. 특히 인물들의 상처가 인상 깊었던 이유는 그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