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에서 옆자리 사람을 흘깃 보다가 '저 사람, 뭔가 사연 있겠다'고 혼자 스토리를 만들어 본 적 있으신가요. 저도 그런 사람입니다. 그래서 《로맨스의 절댓값》을 처음 봤을 때, 첫 장면부터 뭔가 묘하게 찔리는 기분이었습니다. 주변 사람들을 소재 삼아 BL 웹소설을 써 내려가는 여고생 이야기인데, 황당하다기보다 오히려 "아, 이런 사람 실제로 있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거든요.하이틴 드라마가 창작 서사를 다루는 방식《로맨스의 절댓값》은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시리즈로, 매주 금요일 저녁 8시에 공개되는 하이틴 로맨스 드라마입니다. 표면적으로는 꽃미남 선생님과 여고생의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극의 동력은 주인공 여의주가 쓰는 BL 웹소설에서 나옵니다.여기서 BL이란 Boys' Love의 줄임말로, 남성..
딸을 가장 사랑하는 아버지가, 딸을 가장 의심하는 수사관이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저는 이 드라마를 보는 내내 그 질문 하나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MBC 금토드라마 는 대한민국 최고의 범죄행동분석 전문가가 살인 사건 현장에서 자신의 딸과 연결된 증거들을 발견하면서 벌어지는 부녀 심리 스릴러입니다. 자극적인 반전보다 인물의 감정을 촘촘하게 쌓아 올리는 방식이라, 보고 난 뒤에도 사건보다 사람이 더 오래 남는 드라마였습니다.경찰 가족과 범죄드라마의 주인공 장태수는 범죄행동분석(Criminal Behavioral Analysis), 즉 프로파일링의 최고 전문가로 묘사됩니다. 프로파일링이란 범죄 현장에 남겨진 행동적 증거를 토대로 범인의 심리적 특성, 동기, 행동 패턴을 추론하는 수사 기법입니다. FB..
드라마를 고를 때 첫 2회를 보고 계속 볼지 결정하는 편인데, 《커넥션》은 그 기준을 가뿐히 통과했습니다. 마약에 강제로 노출된 엘리트 형사가 자신을 함정에 빠뜨린 조직을 역추적한다는 설정 자체가 신선했고, 지성의 연기가 거기에 무게를 더했습니다. 지루하다는 생각 한 번 없이 끝까지 몰아본 드라마가 얼마 만인지 모르겠습니다.빠른 전개드라마를 끝까지 못 보는 사람, 주변에 꽤 많지 않습니까? 저도 그중 하나였습니다. 전개가 조금만 느려진다 싶으면 다른 콘텐츠로 금방 손이 가는 편이라, 《커넥션》도 '일단 두 회만 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했습니다.그런데 1회부터 호흡이 달랐습니다. 마약수사팀 에이스인 장재경 경감이 경기 남부 최대 조직 영륜파의 총책을 검거하는 장면이 첫 회에 몽땅 담겨 있었습니다. 보통 드라..
솔직히 저는 이 드라마를 처음 틀었을 때 서부극인 줄 알았습니다. 말 타고 총 쏘는 장면이 나오길래 그냥 넘길 뻔했는데, 10분도 안 돼서 화면을 끄지 못하게 됐습니다. HBO의 《웨스트월드》 시즌 1은 서부 개척 시대를 배경으로 한 초대형 테마파크와 그 안에 살아 숨 쉬는 인공지능 존재들의 이야기입니다. 보는 내내 "이건 SF 드라마가 아니라 나 자신에 대한 질문이다"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웨스트 월드 세계관드라마는 하룻밤 이용료만 5천만 원에 달하는 초호화 테마파크, 웨스트월드로 시작합니다. 처음 이 설정을 접했을 때 제가 느낀 건 단순한 흥미가 아니었습니다. 과거 서부 개척 시대의 낭만을 그대로 구현한 공간에 최첨단 기술이 숨겨져 있다는 발상 자체가 너무도 매력적으로 다가왔거든요.이..
KBS 미니시리즈 은 12부작으로, 남궁민·이설·김대명이 주연을 맡은 드라마입니다. 저는 KBS 드라마는 일일연속극이나 주말연속극이라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어서, 이 드라마에 누가 나오는지도 몰랐고, 솔직히 처음엔 볼 생각이 전혀 없었습니다. 그러다 채널을 돌리다가 우연히 남궁민 얼굴이 화면에 딱 잡히는 순간, "어? 남궁민이 KBS 미니시리즈에 나오네?" 하고 멈춰버렸고, 그게 1화 정주행의 시작이었습니다.남궁민 배우솔직히 저처럼 'KBS 드라마는 부모님 세대가 보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가진 분들이 꽤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일일연속극 이미지가 너무 강하다 보니 미니시리즈가 편성되어도 자연스럽게 시선이 안 가는 거죠. 그런데 막상 1~2화를 보고 나서 그 선입견이 꽤 많이 깨졌습니다.의 이야기 구조..
박새로이는 전학 첫날 싸움을 말리다 퇴학을 당하고, 아버지는 같은 날 직장을 잃습니다. 저는 이 장면을 보면서 솔직히 드라마가 너무 작위적인 거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런데 점점 그 불합리함이 현실처럼 느껴지면서 이 드라마가 단순한 복수극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박새로이: 신념'이태원 클라쓰'를 처음 봤을 때 흔한 창업 성공 드라마라고 예상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초반부터 이 드라마의 핵심이 복수나 성공이 아니라 캐릭터의 내면에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신념이란, 단순한 고집이 아니라 스스로 설정한 삶의 기준을 상황이 불리하더라도 지속적으로 지켜내는 태도를 의미합니다. 박새로이라는 캐릭터는 그 신념을 단 한 번도 타협하지 않습니다. 퇴학을 당할 상황에서도, 징역 3년을 받는 상황에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