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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자는 큐피드 (판타지 로맨스, 불행 체질, 운명)

로맨스 드라마를 거의 보지 않던 저도 결국 끝까지 보게 만든 드라마가 있습니다. 서양 신화 속 큐피드를 한국 정서에 녹여 낸 《내 남자는 큐피드》인데요. 500년 전 지상에 유배된 큐피드가 환생한 첫사랑과 재회하는 이야기로, 가볍게 웃으면서도 이상하게 현실적인 감정 하나가 끝까지 따라다녔습니다.판타지 로맨스, 억지 같은데 왜 빠져드는 걸까요즘 로맨스 드라마를 보다 보면 크게 두 가지 반응이 나뉘는 것 같습니다. "설정이 너무 작위적이다"라고 거리를 두는 분들이 있는 반면, "그 유치함이 오히려 매력"이라며 빠져드는 분들도 있습니다. 저는 솔직히 처음에는 전자였습니다.《내 남자는 큐피드》의 설정은 꽤 복잡합니다. 삼신할배의 명으로 지상에 내려온 네 명의 큐피드, 그중 임무 성공률 100%를 자랑하던 엘리트..

카테고리 없음 2026. 8. 12. 08:40
'멋진 신세계' (초반 몰입도, 용두사미, 자주 묻는 질문, 결론)

영혼이 바뀌면 사람도 바뀔까요? SBS 금토 드라마 《멋진 신세계》는 조선 시대 악녀의 영혼이 현대 여배우 몸에 깃든다는 설정으로 시작합니다. 초반 몰입도만큼은 역대급이라고 부를 만했습니다. 그런데 직접 끝까지 보고 나니, 그 첫인상이 오히려 독이 됐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초반 몰입도몇 년 전, 직장을 그만두고 처음 몇 달을 아무 일 없이 보낸 적이 있습니다. 출근을 안 하니 처음엔 해방감이 있었는데, 한 달쯤 지나자 오히려 "내가 누구지?"라는 감각이 흐릿해지더라고요. '회사원'이라는 역할이 저를 설명해 주고 있었는데, 그게 사라지자 남는 것이 뭔지 잘 모르겠었습니다. 《멋진 신세계》의 신설리 캐릭터를 보면서 그때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몸은 바뀌어도, 그 사람이 가진 욕망과 기질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카테고리 없음 2026. 7. 20. 09:31
W (세계관, 메타서사, 추천 이유, Q&A, 결론)

시가총액 1조 5천억 원짜리 기업의 대표가 알고 보니 만화 속 캐릭터였다면 어떨까요? 2016년 MBC에서 방영된 〈W (더블유)〉는 그 말도 안 되는 전제를 진지하게 밀어붙인 드라마입니다. 저는 이 드라마를 처음 봤을 때 "웹툰 캐릭터가 현실 작가한테 따지러 나온다"는 설정 하나에 완전히 넘어갔습니다.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오가는 메타서사(meta-narrative) 구조, 쉽게 말해 이야기 속에서 이야기 자체의 존재를 의심하는 방식이 드라마 전체를 관통합니다. 이게 그냥 판타지 로맨스가 아니었습니다.세계관〈W〉의 배경은 두 개의 층위로 나뉩니다. 하나는 우리가 사는 현실, 다른 하나는 그 현실의 웹툰 작가가 그려낸 만화 세계입니다. 주인공 강철은 1987년 서울을 배경으로 한 웹툰 속 인물로, JN ..

카테고리 없음 2026. 7. 13. 17:47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영상미와 음악, 캐스팅, 판타지)

초능력 가족이라는 설정을 보고 저는 솔직히 가볍고 신나는 히어로물을 예상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보고 나니, 이건 완전히 다른 결의 드라마였습니다. 우울증과 불안, 상실감을 초능력이라는 언어로 풀어낸 작품. 보는 내내 예상이 계속 빗나갔고, 그게 오히려 좋았습니다. 드라마 분석이 드라마의 주인공들은 초능력을 가진 가족입니다. 예지몽으로 부를 쌓은 복만흠 여사, 하늘을 날 수 있는 딸 복동희, 행복했던 과거로 시간 이동할 수 있는 아들 복귀주, 사람의 마음을 읽는 손녀 복이나. 얼핏 들으면 마블 영화에서 흔히 볼 법한 설정입니다. 그러나 이 드라마의 핵심은 단순히 '특별한 능력을 가진 가족'이 아닙니다. 능력을 잃는다는 것, 즉 능력 상실이 이야기의 출발점입니다. 여기서 능력 상실이란 초자연적 힘이 사라진..

카테고리 없음 2026. 5. 26.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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