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으로 시작한 관계가 진짜가 될 수 있다는 걸 믿으시나요? 저는 솔직히 오래 의심했습니다. 《작골》을 보기 전까지는요. 정략결혼으로 왕부에 들어간 여주인공의 이야기가 왜 이렇게 마음에 걸렸는지, 보고 나서 한참을 생각했습니다. 계약결혼이라는 설정, 왜 자꾸 피하게 됐나계약결혼은 중국 고장극에서 정말 자주 쓰이는 서사 장치입니다. 여기서 고장극이란 중국의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한 시대극 장르를 말하는데, 권력 다툼과 혼인 정략이 맞물리는 구조 덕분에 계약결혼 설정이 자연스럽게 반복됩니다. 그런데 저는 이 설정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어차피 나중에 좋아하게 될 거 다 아는데, 왜 처음에 그렇게 서로 밀어내야 하냐는 생각이었거든요. 근데 《작골》을 보다가 조금 다른 걸 느꼈습니다. 두 사람이 차갑게..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사는 것, 정말 로맨틱하기만 할까요? 《애정유연화》를 보면서 저는 두 사람이 같은 집에 살기 시작하는 장면보다 이런 생각부터 했습니다. "저 둘은 언제쯤 생활 습관 때문에 싸우게 될까?" 드라마를 보면서 사랑보다 생활이 먼저 걱정되는 사람이 저 혼자만은 아닐 것 같습니다. 동거, 이 드라마가 흥미로운 이유《애정유연화》는 투자회사에 다니는 남자와 은행에서 일하는 여자가 우연히 같은 집에 살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운명적인 만남도, 극적인 사건도 아닙니다. 각자 전 연인과 이별한 뒤 경제적인 현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하우스메이트가 된 상황입니다.저는 이 드라마를 처음 접했을 때 솔직히 기대를 크게 하지 않았습니다. 3년 전에 촬영해 둔 작품이라는 점도 그렇고, 소재 자체가 워..
솔직히 저는 이 드라마를 처음 켤 때 아무 기대가 없었습니다. 유튜브에서 중국 드라마 리뷰를 이것저것 보다가 주인공이 예쁘고 잘생겼길래 별 생각 없이 틀었는데, 그게 새벽 두 시가 넘도록 화면을 붙잡고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중국 로맨스 드라마에서 보기 드문 구성 방식이 있었는데, 그게 제 취향을 정확히 건드렸습니다. 첫인상이 결정하지 못한 것들처음 10분은 솔직히 좀 의아했습니다. 남주 얼굴이 너무 무표정해서 "이 사람 연기를 하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여주가 비를 맞으며 걷는 장면도 클리셰라면 클리셰인데, 이상하게 오글거리지가 않았습니다. 이유를 생각해 보니 배우가 감정을 과잉 표현하지 않아서였습니다. 비 맞는 장면이 감동적으로 보이려면 배우가 울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아무 표정 없이..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대단한 사건이 터지는 드라마도 아니고, 화려한 스케일도 없는데 왜 이렇게 손을 못 놓겠는지. 《만성》은 거짓말이 습관이 된 여자와 그 거짓말을 조용히 꿰뚫는 남자의 이야기입니다. 보다 보면 어느 순간 드라마 속 인물이 아니라 나 자신을 들여다보고 있는 느낌이 듭니다. 거짓말이 왜 나쁜 습관이 아니라 오래된 생존 방식일 수 있는지, 이 드라마를 보면서 처음으로 그 생각을 제대로 했습니다.거짓말이 방어기제가 되는 순간저도 처음엔 바이샤오둬를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만화 동아리를 지키겠다고 유명 만화가 '블랙'의 어시스턴트라고 거짓말을 하다니, 왜 저렇게까지 하나 싶었거든요. 그런데 몇 회를 더 보다 보니 그 거짓말이 단순한 꾀부리기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심리학에서는 이..
좋아한다는 말 한마디를 못 해서 몇 년을 돌아가는 이야기. 중국 청춘 캠퍼스 드라마 《상류》는 바로 그런 서툰 감정들을 따라갑니다. 전학생 하소귤과 천방지축 육식의가 엇갈리고 또 엇갈리는 과정을 보면서, 저도 모르게 오래전 연락이 끊긴 친구 이름을 휴대전화 연락처에서 찾아보게 됐습니다.청춘 로맨스: 폭죽으로 시작된 인연드라마의 첫 장면부터가 심상치 않습니다. 이사 기념으로 아버지와 폭죽을 터뜨리던 하소귤이 긴장한 나머지 폭죽을 놓쳐버리고, 그게 하필이면 구경하던 소년 육식의의 엉덩이로 날아갑니다. 사실 이런 황당한 첫 만남 설정은 청춘 드라마의 전형적인 클리셰(cliché)라고 보는 분들도 많습니다. 여기서 클리셰란 반복적으로 사용되어 신선함이 떨어진 이야기 공식을 말하는데, 그럼에도 《상류》가 이 장면..
중국 드라마를 보다 예쁜 여자 주인공들에게 빠져들 때가 있습니다. 《경경일상》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여자 주인공이 정말 예쁘고 사랑스럽습니다. 그리고 고장극이지만 현대물 같은 느낌의 드라마라, 궁중 혼인이라는 큰 틀 안에서 펼쳐지는 소소한 일상이 의외로 오래 마음에 남는 드라마였습니다.간택 제도와 세계관, 어디까지 알고 보셨나요《경경일상》의 배경은 천하를 아홉 개의 구역, 즉 '구천(九天)'으로 나눈 가상의 세계관입니다. 여기서 구천이란 각기 다른 문화와 풍습을 가진 지역들이 공존하는 세계로, 현실의 어느 한 나라를 그대로 옮겨 놓은 것이 아니라 고장극 특유의 상상력으로 새롭게 구성한 배경입니다.각 지역에서 혼인 적령기의 여성들이 가장 강력한 신천으로 모여들고, 그곳에서 여섯 소주들과의 혼인 상대를 정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