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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자들(계급 서사, 입체적 캐릭터)

한국 드라마 역사상 단일 시즌 기준 가장 높은 화제성을 기록한 작품 중 하나인 상속자들은 2013년 방영 당시 최고 시청률 25.6%를 돌파했습니다. 처음 이 수치를 접했을 때 저는 솔직히 의심했습니다. '재벌 고등학생 로맨스가 뭐가 그리 대단하다고'라는 생각이었거든요. 재벌 남주에 신데렐라 여주, 신분 초월 로맨스. 그 공식이 상당히 낡고 진부해 보였습니다. 그런데 저희 어머니가 완전히 빠져드시는 걸 보고, 저도 이 드라마를 한번 보기는 해야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직접 보고 나서야 그 숫자가 납득이 됐습니다. 계급 서사상속자들을 단순히 신분을 초월한 사랑 이야기로 읽으면 절반밖에 보지 못한 겁니다. 이 드라마의 핵심 구조는 계급 재생산에 있습니다. 김탄은 재벌가의 혼외자로 태어났고, 차은상은 가..

카테고리 없음 2026. 5. 24. 18:11
나의 아저씨(중년 남성, 배우 케미, 여담)

드라마가 공개되기 전 '중년 남자의 이야기다', '아이유가 출연한다', 이 두 가지를 가지고 정말 많은 욕을 먹었던 드라마다. "아직 어린 아이유랑 아저씨의 러브라인인 거냐"하면서 반발이 많았는데, 내 기억으로는 이제는 고인이 된 이선균 배우가 "드라마를 보면 그런 남녀 간의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을 거다"라는 식의 이야기를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고 나서 방영된 나의 아저씨는 지금까지도 꾸준히 회자되며 많은 사람들의 인생 드라마로 꼽히는 작품입니다. 그 이유를 제 나름대로 따져보려 합니다. 중년 남성이라는 소재한국 드라마에서 중년 남성 캐릭터는 대개 두 갈래로 나뉩니다. 가부장적 권위를 상징하는 인물이거나, 아니면 웃음을 유발하는 조연. 감정이 있는 입체적 인간으로 정면에서 조명받는 경우..

카테고리 없음 2026. 5. 24. 16:00
폭싹 속았수다(1인 2역, 공개 방식, 관식 신드롬)

엄마와 딸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에서 왜 가장 많이 회자되는 인물이 남편이었을까요. 저도 처음엔 의아했는데, 드라마를 다 보고 나서야 그게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는 단순한 힐링 드라마처럼 보이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꽤 치밀하게 설계된 작품입니다. 1인 2역의 세대 간 서사 구조일반적으로 동일 인물을 두 배우가 나눠 연기하면, 젊은 시절과 나이 든 시절을 단순히 구분하는 용도로 쓰인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이 드라마를 보면서 느낀 건 전혀 달랐습니다. 아이유의 애순과 문소리의 애순은 같은 이름을 공유하지만 에너지가 완전히 다릅니다. 그 간극이 오히려 설득력 있게 작동합니다. 우리는 누구도 나이 들며 자신이 기대했던 사람이 되지 않으니까요. 이 드라마에서 ..

카테고리 없음 2026. 5. 24. 14:48
은중과 상연(선망과 질투, 에코이스트, 나르시시스트)

이제는 지구 반대편에 살게 된 오랜 친구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드라마를 보다가 제 생각이 났다고, 그 시절이 너무 그리워졌다고. 저는 그 메시지를 받고 한동안 일부러 그 드라마를 보지 않았습니다. 돌아갈 수 없는 시절을 떠올릴 때 밀려오는 그 아련한 감각이 싫었으니까요. 선망과 질투, 닮았지만 다른 두 감정드라마를 봤습니다. 그리고 화면이 꺼진 뒤에도 한동안 멍하게 앉아 있었습니다. 보통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어떤 기분이 든다"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어떤 기분"이 아니었습니다. 실제로 살짝 가슴이 아픈 것 같은 어떤 "감각"이었습니다. 여행지에서 아주 낯설고도 아름다운 풍경을 봤을 때 드는 느낌, 오래전에 가장 친했던 사람을 생각할 때 드는 그 복잡한 느낌. 그리운데 연락하기 어렵고, 보고 ..

카테고리 없음 2026. 5. 23. 17:34
조금만 초능력자(세계 구원, NON AMARE, 자막)

일본에서 평균 시청률 6.1%로 막을 내린 드라마. 시청률로 봐서 드라마가 대단히 인기 있었던 것은 아닌 것 같지만, 이 드라마는 끝나고 나서도 제 머릿속에 꽤 오랜 여운을 남겼습니다. 드라마가 대단히 훌륭해서는 아니었습니다. 사실 마무리는 좀 아쉬웠습니다. 다만, 세상에 필요 없는 사람들도 세계를 구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저에게 울림을 줬습니다. 드라마 내용만 들으면 우스운 것 같은데, 막상 드라마를 보고 나면 삶에 대한 근원적 질문을 하게 됩니다. 세계 구하기, 그 스케일의 의도적 축소일반적으로 초능력을 가진 주인공, SF 드라마라 하면 거대한 위기와 압도적인 능력을 가진 주인공을 떠올리기 마련입니다. 저도 처음에는 그런 기대를 품고 첫 화를 켰습니다. 그런데 주인공 분타가 첫 화에서 수행하는 미션이..

카테고리 없음 2026. 5. 23. 16:31
신이랑 법률사무소(무속, 강점과 한계, 평가)

솔직히 1화를 틀면서 "또 귀신 보는 주인공이냐"라고 중얼거렸습니다. 그런데 30분도 안 돼서 자세를 고쳐 앉았습니다. 귀신이 무서운 게 아니라 억울한 존재로 그려지는 순간, 이 드라마가 단순한 판타지물이 아니라는 걸 직감했습니다. 왜 지금 이런 드라마가 통하는 건지, 보면서 계속 그 질문이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 귀신 변호사가 뜨는 이유: MZ세대와 무속 콘텐츠 유행 배경요즘 드라마 편성표를 보면 무당, 귀신, 빙의가 빠지지 않습니다. 〈신이랑 법률사무소〉도 그 흐름 위에 있는 작품입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건 이 무속 콘텐츠 열풍의 주 소비층이 20~30대라는 점입니다. 10년 전만 해도 점집은 어르신들이 몰래 드나드는 곳이었는데, 지금은 오히려 MZ세대가 사주와 타로를 일상 언어로 쓰고 있습니다. 저..

카테고리 없음 2026. 5. 23.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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