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28 SBS 드라마 '모래시계' 리뷰 ('모래시계' 아닌 '퇴근 시계', 선택은 개인의 것인가, 지금 다시 보는 ‘모래시계’) 어제 지방선거가 있었습니다. '정치'라는 단어는 늘 나와는 상관없는 단어처럼 느껴지다가도, 선거철이 되면 현실적으로 다가옵니다. 이런 시기에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드라마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90년대를 대표하는 한국 드라마 중 하나인 ‘모래시계’입니다. '모래시계' 아닌 '퇴근 시계'‘모래시계’가 방영되던 1990년대에는 드라마의 영향력이 지금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작동했습니다. 바로 작품이 소비되던 방식 때문입니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OTT로 보고 싶은 콘텐츠를 언제든 볼 수 있는 환경이 아니라, 제한된 채널, 제한된 콘텐츠를 정해진 시간에 모두가 동시에 시청하던 시대였습니다. '모래시계'의 방영 시간대가 되면 거리에 차들이 거의 없어서 붙은 “퇴근시계”라는 별명 역시 단순한 인기의 표현이 아니라, .. 2026. 6. 5. 지난 30년, 세대별 레전드 한국 드라마 소개 (베이비 부머 세대의 ‘사랑이 뭐길래’, 밀레니얼 세대의 ‘대장금’, Z세대의 ‘오징어 게임’) 지난 30여 년간의 한국 드라마를 떠올려 보면 단순히 재미있었던 작품을 넘어, 그 시대의 공기와 분위기가 같이 떠오를 때가 있습니다. 어떤 드라마는 가족 안의 관계를 바꿔 놓았고, 어떤 드라마는 사람들이 먹고사는 방식과 성공에 대한 생각을 흔들어 놓았으며, 또 어떤 드라마는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 자체를 조금 불편하게 들여다보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사랑이 뭐길래’, ‘대장금’, ‘오징어 게임’을 보면, 우리가 어떤 시대를 살아왔고, 또 어떤 사회로 이동해 왔는가 하는 것을 상징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씁쓸한 것은 요즘 드라마가 예전보다 더 어두워졌다는 점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제가 뽑은 세대별 드라마 세 편에 대한 아주 개인적인 감상을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베이비 부머 세대의 ‘사랑이 뭐길래’부모님 .. 2026. 6. 4. tvN 드라마 '미지의 서울' 후기 (쉬운 삶은 없다, 배우들의 이미지 변신, 타인을 이해한다는 것) 처음 이 드라마를 접했을 때는 큰 기대가 없었습니다. 알고 있던 정보라고는 배우 박보영이 색다른 변신을 했다는 정도였고, 그조차도 단순한 설정의 흥미 포인트로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끝까지 보고 나니 이 작품은 ‘설정의 기발함’이 아니라 ‘감정의 설득력’으로 기억되는 드라마였습니다. 쌍둥이의 삶을 바꿔 살아본다는 판타지적 장치 안에서 결국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아주 현실적인 감정들이었고, 우리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 채 살아가는 방식이었습니다. 쉬운 삶은 없다혹시 주변 누군가를 보며 "저 사람은 걱정이 없겠다"라고 생각해 본 적 없으신가요?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미지의 서울을 보다 보니 그 생각이 참 얼마나 오만한 것인지를 다시 느끼게 됐습니다. 특히 인물들의 상처가 인상 깊었던 이유는 그것이.. 2026. 6. 3.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리뷰 (위로가 필요했던 2022년, '자폐=천재'라는 이미지, 드라마의 한계) 솔직히 저는 이 드라마를 보면서 주인공의 아픔보다 재능을 부러워했습니다. 2022년 전 국민을 사로잡았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변호사의 이야기였지만, 제가 느꼈던 감정은 응원이라기보다 부러움에 더 가까웠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나중에야 그 감정이 이 드라마의 핵심적인 문제를 그대로 드러낸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위로가 필요했던 2022년2022년은 유독 따뜻한 드라마들이 인기를 끈 해였습니다. '우리들의 블루스', '나의 해방일지', 그리고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까지, 자극적인 갈등이나 극단적인 악인 없이 일상의 관계를 중심에 둔 드라마들이 사랑받았습니다. 코로나 시기를 겪으면서 이런 드라마들은 인간적인 연결과 일상의 회복을 갈망하던 사람들의 욕구를 정확하게 충족시켜 주었.. 2026. 6. 3. 나의 아저씨 중국 리메이크, '추설만과적동천(秋雪漫过的冬天)' 리뷰 (제목, 캐스팅, 리메이크의 딜레마, 그리운 이선균 배우) 《秋雪漫过的冬天》, 우리말로 옮기면 '가을 눈이 뒤덮고 지나간 겨울'쯤 되는 이 중국 드라마는 2018년 한국 드라마 《나의 아저씨》의 리메이크 작품입니다. 제목, 캐스팅《秋雪漫过的冬天》. 직역하면 '가을 눈이 넘쳐 지나간 겨울'입니다. 처음엔 다소 작위적으로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가을에 폭설이 내리나? 요즘 한국은 가을에도 더운데" 싶은 생각도 들었고 제목이 과하게 감성적인가 싶기도 했지만, 그래도 저는 서정적인 중국판의 제목이 꽤 마음에 들었습니다. 겨울이 본격적으로 닥치기도 전에 이미 한 번의 폭설을 다 맞은 사람들이면 정말 힘들고 지쳤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원작을 이미 본 저로서는 이 드라마의 온도를 참 잘 표현했다 싶었습니다. 남자 주인공 강가제는 수십억 규모의 제약회사 고위직에 .. 2026. 5. 27. 드라마를 보는 요즘 방식: 무료 OTT "Tubi" (광고 보면 공짜, 롱테일 전략, 선택의 피로를 덜어주는 UX) 무료 OTT는 그냥 싸구려 콘텐츠만 있는 거 아닐까요? 저도 처음 Tubi 이야기를 들었을 때 딱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Tubi, 이름도 생소합니다. 그래서 구글에서 검색해 보았습니다. 로고를 보니, 미국에 사는 동생 집을 방문했을 때, TV 화면에서 본 적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미국에서 월간 사용자가 디즈니플러스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규모의 서비스라고 하네요. 오늘은 미국과 캐나다 지역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Tubi에 대해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광고 보면 공짜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애플 TV, 쿠팡플레이, 티빙, 웨이브 등등 매달 고정으로 빠져나가는 OTT 구독료가 점점 부담스러워집니다. 제가 실제로 매달 소비하는 콘텐츠는 그렇게 많지 않은데 구독료만 이렇게 내는 것이 아깝습니다. 구독을 .. 2026. 5. 27. 이전 1 2 3 4 5 다음